실비보험이 있는데도 불필요한 보험료를 매달 내고 계시진 않나요? 요즘 실비보험 없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만큼,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보험으로 자리 잡았죠. 그런데 실비보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다른 보험들을 잔뜩 가지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 이 내용을 보시고 여러분의 보험 증권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보험설계사인 저도 가입하지 않는, 실비보험이 있다면 굳이 가입할 필요 없는 불필요한 보험들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내용만 잘 아셔도 매달 새어 나가던 불필요한 지출을 확실하게 줄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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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왜 많이 가입할수록 손해일까?
어떤 보험이든 딱 하나만 가입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저 없이 실비보험을 꼽습니다. 그만큼 활용도가 높고 병원비 부담을 더는 데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상담을 할 때 고객분들께 실비보험 유무부터 확인하고, 보험을 싫어하는 분들께도 실비보험만큼은 꼭 준비하라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실비보험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보험료가 갱신되면서 계속 오른다는 점입니다. 물가가 오르듯 실비보험료도 1년, 3년, 5년 등 갱신 주기마다 변동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작 병원 갈 일이 많아지는 60대, 70대가 되면 비싸진 보험료 때문에 유지를 못 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또한, 실비보험은 내가 실제로 지출한 병원비 내에서만 보장하며, 그마저도 자기부담금을 제외하고 지급됩니다. 즉, 내가 낸 병원비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암 보험, 수술비 보험 등 추가적인 보장을 준비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보험을 단순히 위험 대비를 위한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득’을 볼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보험은 절대 적금이 아닙니다. 무리한 보험 가입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삶을 위협하고 미래를 망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보험료는 ‘소비’이자 ‘지출’입니다. 부담 없는 선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지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실비보험이 있다면 불필요한 보험 1순위: 입원일당 특약
실비보험이 있다면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불필요한 특약 1순위는 바로 ‘상해 입원일당’과 ‘질병 입원일당’입니다. 이 특약을 가장 먼저 말씀드리는 이유는 가성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0세 남성이 하루 입원 시 3만 원을 받기 위해 입원일당 특약에 가입하면 매월 약 26,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1년이면 약 31만 원이 넘는 금액이죠.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매년 열흘 이상은 꼬박꼬박 입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매년 그렇게 오래 입원할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당 연간 입원일수는 2.64일에 불과합니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봐도 평균 입원일수가 3일을 넘은 적이 없습니다. 확률적으로 이득을 보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는 뜻입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중대질환 진단비를 더 든든하게 준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불필요한 보험 2순위: 과도한 수술비 특약
수술비 보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질병 수술비, 상해 수술비, 1~5종 수술비, 119대 수술비 등 이름도 복잡하고 보장 내용도 각기 다릅니다. 제가 모든 수술비 보험이 불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여러 개의 수술비 특약을 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실비보험에서 수술비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수술비는 ‘1~5종 수술비’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수술비 보장을 추가하고 싶다면 ‘1~5종 수술비’ 특약을 추천합니다. 과거에는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매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손해보험사에서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 특약의 장점은 보장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입니다. 특정 질병 이름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술 방법에 따라(관혈/비관혈) 1종부터 5종까지 등급을 나눠 보장하기 때문에 대장 용종 제거 같은 간단한 시술부터 암 수술 같은 큰 수술까지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보험 3순위: 암 입원일당과 암 수술비
많은 분이 가장 걱정하는 질병이 바로 암입니다. 그래서 암 관련 특약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암 입원일당과 암 수술비 특약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암은 더 이상 장기 입원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최신 의료 기술의 발달로 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암의 평균 입원 기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간암은 4.9일, 위암 6.1일, 대장암 7.1일이며 가장 길다는 방광암도 15.7일 수준입니다. 암 진단 후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한 달에 14,000원 이상을 내고 암 입원일당 10만 원 특약을 가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10년을 납입하면 총보험료는 170만 원이 넘습니다. 방광암으로 16일 입원해야 160만 원을 받아 본전도 못 찾습니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차라리 비슷한 비용으로 암 진단비 700만 원을 가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진단만 받아도 목돈을 받을 수 있으니, 그 돈으로 입원비를 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암 수술비보다 암 진단비가 더 현명한 이유
암 수술비 특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50세 남성 기준으로 암 수술비 1천만 원 보험료는 월 23,980원이지만, 암 진단비 1천만 원 보험료는 월 20,480원으로 오히려 더 저렴합니다. 또한, 모든 암 환자가 수술받는 것은 아닙니다. 항암 치료만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암 수술비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반면 암 진단비는 진단만 확정되면 즉시 지급되므로 활용도가 훨씬 높습니다.
합리적인 보험 소비,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첫걸음
오늘 제가 말씀드린 보험들은 절대적으로 잘못되었거나 나쁜 보험이 아닙니다. 다만, 제한된 예산 안에서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위험에 대비하고자 할 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불필요한 특약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비보험이라는 든든한 기초가 있다면 입원치료비 최대 5,000만 원까지 보장되므로, 웬만한 위험은 대비가 가능합니다.
보험은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지출’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오늘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보험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꼭 필요한 것은 잘 유지하시되,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만약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댓글이나 메시지로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여러분의 상황에 맞게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